해외 직불카드 이용 ‘신종 환치기’ 일당 검거(2)

회사 명의의 직불카드를 판매한 뒤 이용대금을 입금받아 해외로 불법 송금을 중개한 형제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권모씨(49)를 구속하고 정모씨(48)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용대금을 받는 데 사용된 통장을 빌려준 권씨의 동생(31) 등 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지난 2008년 6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현지에
'필 지스팬'이라는 이름의 송금회사를 설립,
현지 차이나트러스트 은행에서 회사 명의로 발급받은 직불카드 600여장을 국내에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권씨의 동생 등이 국내 시중은행 계좌로 카드 이용대금을 입금받는 수법으로 속칭 '환치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권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카드 구매자가 이용대금을 입금하면
2%의 수수료를 떼고 현지에서 페소화로 바뀐 뒤 은행에 입금, 35억3000만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 등이 판매한 직불카드는 이용대금을 은행에 지불하고 결제하는 선불식으로 외국 왕래가 잦은 사업가나 관광객들이 주로 구입했으며
필리핀 등지에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도 송금 절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이 카드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필리핀에서 발급받은 직불카드 5500여장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국내로 밀반입, '해외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 가능하고 송금한도를 초과해 쓰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거래내역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꾀어 카드를 팔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