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도/박에 미친 유명인들(5)

판돈·항공권·숙박까지 제공… 몸만 가면 된다는 '마카오 도/박'

입력 : 2015.10.19 03:12

조폭, 마카오 특급 호텔에 50억 보증금 내고 '룸' 운영… 베팅액 2~3% 수수료 받아

-해외 도/박하다 걸리면…

상습적이면 3년 이하 징역, 처음이라도 액수 크면 처벌

유명인은 '시범사례' 될수도… '2억 도/박' 가수 신정환 實刑

경찰이 삼성 라이온즈 간판선수들의 마카오 카/지노 도박 의혹에 대해 수사에 돌입하면서 검찰과 경찰이 내국인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는 모양새가 됐다. 검경이 뒤쫓고 있는 도/박 사건들의 얼개는 국내 폭력 조직들이 개입해 도/박 고객들을 마카오 카/지노에 몰아주고, 카/지노 측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을 띠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검경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검찰은 마카오 특급 호텔인 M호텔과 C리조트 카/지/노를 겨냥해 수사하고 있다. 이 호텔 카/지/노 VIP룸을 임차해 고객을 유치해주는 데는 국내 폭력 조직인 광주송정리파가 연루돼 있다고 한다. 검찰은 광주송정리파의 행동대장 이모(40)씨를 검거해 유명 화장품 업체 대표, 해운업체 대표의 도/박 사건을 적발했다.

반면 경찰이 주목하고 있는 곳은 마카오 A호텔 카/지/노다. 이 호텔 카/지/노는 또 다른 국내 조폭이 수십억원의 '권리금'을 내고 VIP룸을 임차해 손님을 유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마카오 원정 도박을 알선하는 조폭은 4~5개 조직에 달한다. 주로 자기들이 운영하는 룸살롱 고객 등을 카/지/노 원정 도박 고객으로 유치하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 스포츠 선수나 고소득 연예인들도 타깃이 된다고 한다. 조폭들이 이런 식의 도박 사업에 손을 댄 것은 5년쯤 전부터로 알려져 있다. 불경기로 유흥업소 매출이 줄어들면서 조폭들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신(新)사업'을 벌이곤 한다는 것이다.

조폭들은 '도/박 판돈은 우리가 다 대주고 몸만 가면 된다. 항공권과 숙박료는 무료'라며 고객들을 꼬드긴다. 대신 고객들이 카/지/노에서 베팅하는 액수의 2~3%를 카/지/노 측으로부터 수수료로 받아 챙긴다. 이들이 고객에게 빌려주는 도/박 자금은 한 번에 3억~5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객이 빌린 도/박 자금을 갚지 못하면 '조폭 본색'을 드러낸다. 주먹을 써서 돈을 받아내는데, 늦게 갚으면 '사채 이자'가 붙기도 한다. 검찰은 마카오뿐 아니라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카/지/노 고객 알선 사업에 뛰어든 국내 폭력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으로 상습도/박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3년 또는 벌금 2000만원이다. 상습성이 없는 경우엔 벌금 1000만원이 최고다. 통상 초범이거나/ 도박 액수가 크지 않은 경우 실형(實刑)을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 2008년 삼성 라이온즈 선수 13명과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 등 프로야구 선수들이 연루된 인터넷 도/박 사건에서 검찰은 3명에 대해서만 1000만~1500만원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2011년 필리핀 세부의 카/지/노에서 2억원 넘게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수 신정환씨는 법원에서 징역 8개월 선고를 받아 법정 구속됐다. 당시 법원은 신씨에 대해 "대중의 사랑으로 번 돈을 외국 카/지/노에서 탕진해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다. 사회적 파급 효과가 작지 않아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했었다. 검찰이 최근 도박 혐의로 구속 기소한 기업인들의 경우 도/박 자금의 규모가 1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남준 기자 |